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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슬기, 변우석, 제니 / 모두 뉴스엔DB

    [뉴스엔 이해정 기자]

     

    스타들을 얽매는 '모범적인 연예인' 잣대가 논란에 논란을 양산하고 있다.

     

    배우 변우석은 지난 7월 12일 아시아 팬미팅 투어 일정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출국했다. 이 과정에서 경호업체 측이 변우석을 과잉보호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경호원이 라운지 이용객을 향해 플래시를 쏘거나 티켓을 검사하는 등의 목격담이 나왔기 때문인데, 이에 경호업체 측은 "이용객분들을 불편하게 해 죄송하다"면서도 문제의 행동들은 인천국제공항 공항경비대 측과의 사전 협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경호업체 사과대로 일부 경호원들의 행동은 업체 측에서 해명하고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변우석이 '선재 업고 튀어'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바, 일각에서는 변우석의 지명도나 인기를 비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변우석 입장에서는 일을 하는 도중도 아닌, 하러 가는 길에 억울하게 욕만 먹은 꼴이다. 물론 '변우석을 위한' 일이었기에 변우석이 해당 행동을 대표하는 대명사처럼 지목되는 것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본인의 행동도 아닌 것을 책임지라는 건 과한 처사다.

     

    공교롭게도 그룹 레드벨벳 멤버 슬기 역시 같은 날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했다가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공항패션 촬영 당시 하이힐을 신었던 슬기가 공항 내부에서는 여성 매니저의 운동화를 신고 있는 것이 포착됐기 때문.

     

    반대로 매니저는 슬기 하이힐을 신고 불편하게 걷고 있어 슬기가 무리하게 신발을 바꿔달라 요구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결과적으로는 갑질이 아니었다. 최근 무대 연습에서 물집이 잡히는 등 발이 불편했던 슬기를 위해 매니저가 먼저 신발을 바꾸자고 제안했던 것. 슬기는 이 같은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알리며 "어제 공항에서의 일로 매니저님께 그리고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매니저 판단이었으므로 회사 측에서 공식입장을 내거나 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하에 무대응을 선택하는 대신 당사자인 슬기가 직접 입을 연 것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연예인의 인성 논란이 불거지는 와중에 근거 없는 추측은 바로잡으면서 동시에 팬, 무엇보다 상대방인 매니저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혔기 때문.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실이 아닌 추측과 짐작마저 해명하고 매니저와의 사소한 대화마저 공개해야 하는 슬기의 입장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앞서 그룹 블랙핑크 제니는 자신의 브이로그 영상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도중 스태프 얼굴을 향해 전자담배 연기를 뿜는 모습이 공개돼 구설에 올랐다. 이를 발단으로 제니의 크고 작은 논란이 고구마 줄기처럼 엮여 나오면서 실내 흡연 그 이상의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결국 제니 소속사 OA엔터테인먼트 측은 "제니의 행동에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제니 또한 실내에서 흡연한 점, 그로 인해 다른 스태프분들에게 피해를 드린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으며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태프에게도 직접 연락을 취해 사과를 드렸다"고 공식 사과 입장을 발표했다.

     

    일부 팬들은 문제 행동을 두둔하기 위해 해당 제품이 담배가 아닌 액상 비타민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펴기도 했으나 오히려 제니 소속사 측이 실내 흡연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성인이 흡연하는 것은 자유지만 아이돌의 인성과 사생활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팬 특성을 고려하면 여성 아이돌이 흡연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혹여 흡연 사실이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깔끔하게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지난해 우리 곁을 떠난 배우 故 이선균 사건은 해외에서도 큰 논란이 됐다. 해외 언론들은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가 입증되기도 전에 그가 출연한 영화 개봉이 연기되고 제작이 중단된 것을 두고 "한국이 엄격한 나라임을 감안하더라도 놀라운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선균의 비극의 한 원인이 된 연예인을 향한 집단 엄숙주의는 여전히 남아 스타들을 겨냥하고 있다. 연기나 노래, 춤 같은 본업은 물론이고 모범적인 인간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기를 요구하고 강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비난하곤 한다.

     

    정작 그 수많은 추측, 논란을 양산하는 행위,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을 때는 책임지지 않는 행위는 지적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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