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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철 아내 송애경씨 "여리고 눈물 많던 남편,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떠났다"
    현철 영결식, 첫 대한민국가수장으로 엄수
    빈소 찾아 유족에 위로 건넨 연예인·관계자들
    현철의 빈소에 동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공동취재단

     

    가요계의 큰 별이 졌다. '트로트 거장'으로 불리던 가수 현철이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수많은 명곡들로 대중의 마음을 위로하고 즐거움을 줬던 현철은 다정한 아버지이자 남편이기도 했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본지와 만난 故 현철의 아내 송애경씨는 "남편이 딸과 아들, 손주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을 맞았다.

     

    (남편이)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귀는 열려 있다고 들었기에 가족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남편은 여리고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다. 음악을 정말 사랑했고 무대를 그리워했다"며 "내가 '복동(아들 이름) 아버지 고생 많으셨다. 이제 훌훌 털고 하늘나라에 가서 마이크 들고 즐겁게 뛰어다니시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남편이 눈물을 흘리더라. 10분 동안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덧붙였다.

     

    현철은 수년 전 경추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신경 손상으로 건강이 악화돼 오랜 기간 투병을 이어왔다. 아내는 수년간 현철의 간병을 도맡았다. 하지만 동료 가수 등 주변에는 남편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자세히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 고인과 절친했던 동료들은 빈소를 찾아 안타까움과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송씨는 "남편을 지켜주고 싶어서 주위에 알리지 않고 내가 직접 간병을 했다.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폐렴으로 돌아가시게 됐지만, 살아계셨다면 얼마든지 (간병은) 더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감동을 전했다.

     

    좋은 아버지와 남편으로, 훌륭한 가수로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았던 현철은 지난 15일 별세했다. 빈소에는 고인을 기억하는 유족과 가요계 동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수 진성, 강진, 김흥국, 박상철, 주현미, 현숙, 장윤정, 장민호, 나태주, 김국환, 방송인 이상벽과 개그맨 김학래 등이 빈소를 찾아 유족에 위로를 건넸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가수 김연자, 이선희, 남진, 조항조, 인순이, 홍경민, 임영웅, 코요태 등이 근조화환을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현철의 영결식은 오는 18일 오전 7시 30분 대한민국가수장으로 엄수된다. 특정 협회가 아닌 여러 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대한민국가수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인은 오전 8시 30분이며 장지는 휴 추모공원이다.

     

    현철이 후배 가수들에게 손편지로 진심을 전했다. 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 캡처

     

    지난 1969년 '무정한 그대'로 데뷔한 현철은 1982년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사랑은 나비인가봐' 등의 곡을 내고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설운도, 태진아, 송대관과 함께 '트로트 4대 천황'으로 불리며 '청춘을 돌려다오' '봉선화 연정' '싫다 싫어'로 연달아 히트곡을 배출, 대한민국 가요계에 큰 획을 그었다.

     

    마지막 활동은 지난 2020년 KBS2 '불후의 명곡' 출연이었다. 지난해 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의 현철 특집 당시엔 손편지로 마음을 대신했다.

     

    그는 "잘생기고 예쁘고 정말로 노래 잘하는 아들, 딸 같은 후배들이 저의 가요제에 출연해 한바탕 걸판지게 놀아준다니 너무도 기쁘고 고맙고 가슴이 벅차다"며 "이런 아름다운 무대에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 뭐라고 표현을 못 하겠다.

     

    이제는 시청자, 청취자가 되어 자네들의 노래를 감사히 잘 듣고 보겠다. 후배들이여, 현철이는 행복합니다. 많이 사랑합니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가요무대'와 '불후의 명곡' 제작진은 현재 추모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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